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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 갈 때면
아들은 항상 바다에서 낚시하기를 원한다.
어릴 때 데리고 갔던 것이 내재한 수렵 본능을 자극했는지,
통영에 간다고 하면,
낚시하러 가야 한다고
나의 귀에서 피가 나도록 말했다.
처음 직접 물고기를 잡았을 때의 기억이 매우 강렬했던 듯하다.
그래서 언젠가 아들에게 왜 낚시가 좋냐고 물어보니,
물고기를 잡았을 때 손에 전해오는 그 손맛이 너무나 짜릿하다고 한다.
낚시를 그렇게 많이 해보지 않은 어린아이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니
낚시에서 느끼는 재미가 어떠한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낚시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낚시꾼이라면 '짜릿한 손맛'이라는 말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아내와 딸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통영에서 자란 나는 언제든 원할 때 낚시할 수 있었기에
아들처럼 간절하게 낚시를 원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자주 낚시하러 다녔는데, 술래잡기처럼 평소 놀이의 일부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통영을 떠난 뒤로 낚시를 거의 못하게 되자,
문득 낚시가 하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아들과 함께 낚시하고 싶었는데,
아들과 함께 낚시하러 다녀보니 너무나 손이 많이 갔고,
제대로 낚시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난 커다란 물고기를 잡고 싶었지만,
아들은 어떠한 것이라도 잡으면 좋아했다.
그래서 혼자 낚시하러 다니고 싶었지만,
낚시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들을 생각하니 혼자 떠날 수 없었다.
언젠가 장성한 아들이 날 데리고 멋진 곳에서 함께 낚시하기를 기대하며,
아들과 함께 낚시하러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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